
대도시 전통시장에서의 제비 서식 실태와 시민 인식과의 특성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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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raditional markets represent everyday urban spaces where semi-open building structures and intensive human activity may provide nesting opportunities for Barn Swallows (Hirundo rustica). This study examined nesting persistence and stakeholder perceptions across traditional markets in Daegu Metropolitan City. Field surveys and interviews were conducted in 48 markets from March to October 2025. Nest presence was systematically checked during the 2025 breeding season (May-July), while interview-based collections from long-term merchants and locally available records were used to summarize nesting history over approximately the last two decades. Markets were reclassified into nest-present markets (n=10), recently declined markets (n=3), and long-term non-record markets (n=35). Questionnaire surveys were conducted in eight markets in October-November 2025, yielding 20 questionnaires per market (n=160). Environmental variables, including distance to rivers and farmland, % natural cover, and landscape diversity did not significantly explain nesting presence (Welch’s t-test, p > 0.05). Because historical information relied on recollections and opportunistic records, long-term trends should be interpreted cautiously. These findings suggest that the presence of Barn Swallow nests in traditional markets is more strongly associated with social acceptance than with physical environmental factors, highlighting the importance of socio-ecological approaches in urban wildlife management.
Keywords:
Human-wildlife coexistence, Public attitude, Social acceptance, Synanthropic species, Urban socio-ecology1. 서 론
도시화는 토지이용의 고밀화와 서식지 파편화, 생물군집의 동질화를 초래하며, 그 결과 도시 생물다양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Oh et al., 2016).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도시 생태축 복원과 같은 제도적 접근이 논의되었으나, 실제로는 녹지 및 하천에 치중되어 주민의 일상적 이용이 집중되는 생활공간 자체가 야생동물에게 잠재적 서식 기반으로 기능할 가능성도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 특히, 전통시장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주민의 생활과 교류가 축적되는 장소로서 지역 복지와 삶의 질 유지에도 기여하는 다기능적 공간이며(Lee et al., 2010), 반개방적 구조와 상시적 인간 활동이 결합된다는 점에서 도시 생물다양성의 연결 공간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제비(Hirundo rustica)는 전 세계적으로 넓게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여름철새로 도래해 번식하는 종이다. 번식기에는 저지대의 개방형 공간, 농경지 및 하천・습지 주변 등 곤충 자원이 풍부한 개방 환경을 선호하며(Kim and Hahm, 2001), 대구달성습지와 주남저수지 등 습지생태계에서의 번식생태가 보고된 바 있다(Kim, 2012). 또한, 번식기 먹이자원으로 비행성 곤충의 구성과 이용 양상에 대한 국내 연구(Lee, 2009) 및 서식지 유형별 잠재 먹이원의 차이를 비교한 연구(Choi et al., 2022)는 제비의 번식생태와 둥지의 물리적 위치뿐 아니라 인근 먹이환경의 질과도 연동됨을 시사한다. 제비는 민가 주변의 인공구조물을 둥지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and Oh, 2017; Jeong, 2023). 특히 처마 밑, 교량 하부, 건물 내부 등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구조물에 둥지를 부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인공구조물의 의존성’은 도시 지역에서도 제비의 번식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생태적 특성으로 해석된다(Kim and Oh, 2017; Choi and Kwak, 2019).
제비의 번식 성공은 둥지 위치 선정과 더불어 번식지 주변 경관에서의 먹이 확보에 영향을 받는다. 수도권 지역의 모니터링 연구에서는 제비의 행동권이 약 0.8 ㎢ 수준으로 추정되며, 주된 먹이활동이 둥지로부터 500-600 m 범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제시한다(Choi and Kwak, 2019). 국내 사례 연구에 따르면 제비는 둥지로부터 비교적 가까운 범위에서 먹이를 탐색하고, 진흙과 같은 둥지 재료를 수백 m 범위 내에서 확보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Kim and Oh, 2017). 이와 같은 결과는 번식지 주변의 비행성 곤충과 같은 먹이 및 둥지 자원 접근성이 번식지 선택에 중요한 영향 요인임을 의미한다. 다만, 제비의 출현과 둥지 빈도는 지역・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제비 서식밀도와 환경 변수와의 관계는 먹이자원・토지이용 등 다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Fazi et al., 2024).
국내외 연구 결과, 비행성 곤충을 포식하는 조류는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Ko et al., 2010; McClenaghan et al., 2019), 농약 사용 및 먹이곤충 감소, 논・습지 등 먹이터의 변화, 번식지 및 월동지 훼손, 기후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논의된다(Zhao et al., 2022). 특히 국내 도시권에서는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기존 저층 주거지의 소실과 더불어, 처마 등 둥지 부착이 가능한 구조물이 감소하면서 번식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Jeong et al., 2022; Jeong, 2023). 또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둥지 제거 및 서식지 훼손이 중요한 위협 요인으로 언급되며, 제비의 번식 성공과 개체군 유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Choi and Kwak, 2019).
제비는 전통적으로 인간 거주지와 밀접한 번식 전략을 보이는 종으로, 사람의 출입이 잦은 처마 밑 등에서 둥지를 형성함으로써 뱀・고양이・까마귀 등 포식자 회피에 유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Choi and Kwak, 2019). 최근 인간의 활동 정도가 번식지 선택에 연결될 수 있음을 실증한 연구도 보고되었다. 예컨대 Kim et al.(2023a)은 사람 거주 또는 인간 활동이 확인되는 건물에서 제비의 번식 둥지 비율이 높고, 인간 이동 빈도가 증가할수록 둥지 수가 증가하며, 인간 활동이 높은 구역의 둥지에서 새끼 수 및 번식 성공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인간 활동이 포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도시 생활공간에서의 공존은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제비 어미와 새끼들의 배설물로 인한 위생・불쾌감 문제는 둥지 제거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인간 인식과 태도는 제비 서식지의 유지・소멸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회적 요인이 될 수 있다(Basak et al., 2023). 따라서 제비의 종 보전 및 공존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서식지 내 인간 환경과의 관계를 함께 이해하는 접근이 요구된다(Choi et al., 2022).
도시 생태계에서의 제비의 번식지 선택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인간 교란・자원 분포・포식 압력・경쟁 등 다양한 요인의 결합으로 설명하는 것이 적합하다. 도시 생태학 연구에서는 대규모 녹지뿐 아니라 전통시장 및 소규모 생활 기반 공간이 생물다양성 유지에 기여할 수 있음을 제기되고 있다(Arellanes et al., 2013; Aronson et al., 2014). 특히 반개방형 구조를 갖는 도시 광장이나 전통시장은 조류의 서식지로 기능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전통시장은 도시 생활권 내에서 인간 활동과 자연 요소가 공존하며 도시 생물다양성의 연결 거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시화가 고밀도 인간활동, 빛・소음・오염 증가, 자연 서식지 감소 등 새로운 스트레스 조건을 제공하며, 도시 조류의 번식 성공과 둥지 선택이 이익과 비용의 절충에 의해 결정된다(Han et al., 2019). 이러한 관점에서 전통시장은 사람의 이동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도 구조적 개보수가 빈번한 공간으로 제비 둥지를 물리적 환경과 시민 의식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시장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일정 수 이상의 점포가 밀집된 상업 공간으로 정의되며, 입지 및 건물 형태, 시장 크기, 용도 특성을 기준으로 상가시장형・골목형・노점형・혼합형 등 다양한 유형을 포함하고 있다(Lee et al., 2010). 이러한 시장은 저층의 연속된 점포와 처마・차양을 포함한 반개방적 특성으로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적 교류와 문화공간으로 기능하며, 도시 생물종의 서식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대도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1) 시장 내 제비 둥지의 분포와 제비 서식과 관련된 시장별 물리・환경적 특성을 파악하고, (2) 시장 상인과 이용자를 중심으로 제비에 대한 인식(perception), 제비와의 공존 행동 의지(behavior), 그리고 제비 서식이 시장 활성화에 미치는 기대(activation)를 분석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대구광역시 전통시장 48개소를 전수 조사하여 제비의 현재・과거 서식 여부에 근거한 3가지 유형(서식시장/소멸시장/미서식시장)으로 구분한다. 또한, 시장 유형별 제비의 둥지 분포 특성과 시민 인식을 비교함으로써, 전통시장 공간에서의 제비 보전 및 관리, 갈등 저감을 위한 실천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 대상 선정 및 시장 분류
본 연구는 대도시 전통시장에서의 제비 도래 현황과 시장 특성, 제비에 대한 상인과 방문객의 인식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행정구역, 도시계획구역, 시장 개설 연도 및 시장 구조를 기준으로 연구 대상을 선정하였다(Fig. 1). 먼저 대구광역시 전체 108개 시장 중 도시계획구역 외 위치한 5개 시장을 제외한 103개 시장을 목록화하였다. 이후 전통시장의 고유한 특성, 안정성을 바탕으로 2000년 이전 개설된 57개 전통시장을 추출하였다. 마지막 단계로 제비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여 둥지 선택(nest selection)에 한계가 있는 상가시장・복합 쇼핑몰형 전통시장을 제외하고, 골목형・노점형・혼합형 등 전통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48개 시장을 최종 연구 대상으로 확정하였다.
본 연구는 2025년 번식기 기준 전통시장 내 제비 둥지의 현존 여부를 현장조사로 확인하고, 과거 도래 이력은 상인 탐문(회상)과 지역 기록을 기반으로 정리하였다. 탐문조사 자료는 장기 생태 모니터링에 기반한 객관적 자료가 아니라 회상 정보이므로, 본 연구에서는 시장 유형 분류를 위한 보조 지표로 활용하고, 장기 변화에 대한 해석은 제한적으로 수행하였다.
탐문조사는 각 시장에서 10년 이상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상인 3인 이상을 대상으로 비구조화 면담을 실시하여, 제비 도래 시기, 둥지 위치, 마지막 관찰 시기 및 둥지 제거・방해 경험 등을 확인하였다. 지역 기록은 (1) 시민활동가 등에 의한 GBIF 및 네이처링 기반의 제비 서식에 대한 사진・영상물 및 게시물 (2) 지자체・점포주 등이 제공하는 시장 소개 및 자료(예: Daegu Traditional Market Service Agency, 2025), (3) 지역 대학의 학술 문헌 및 한국언론재단 등을 통해 확보한 제비 관련 지역 언론 기사 등으로 구성하였으며, 가능한 시장에 대해 탐문 결과를 교차 확인하였다.
시장 분류는 2025년 번식기 둥지 확인 여부를 1차 기준으로 하여 둥지 확인시장(현존 서식시장; n=10)과 둥지 미확인시장(n=38)으로 구분하였다. 둥지 미확인시장 가운데 탐문 및 지역 기록에서 최근 5년(2020-2024) 내 도래가 보고되었으나 2025년 번식기에 둥지를 확인하지 못한 3개 시장을 최근 소멸 추정시장(이하 소멸시장; n=3)으로, 그 외 둥지 미확인 35개 시장을 미서식시장(n=35)으로 구분하였다(Table 1). 본 연구에서 서식시장, 소멸시장, 미서식시장은 대구 시내 48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장 조사, 탐문 및 지역 기록 정리 등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출하였다.

Field surveys and interviews with local merchants in 48 traditional markets of Daegu Metropolitan City regarding the presence/absence of Barn Swallow nests
시민 인식(설문) 및 시장 특성의 심층 분석은 48개 전통시장 가운데 제비의 서식과 관련한 유형별 대표성을 반영하여 서식시장 4곳, 소멸시장 3곳, 미서식시장 1곳으로 한정하였다(Fig. 2). 구체적으로 2025년 번식기에 상대적으로 6개 이상 둥지가 확인된 4개 서식시장과 2025년을 비롯하여 최근 둥지를 확인하지 못한 3개의 소멸시장, 1개 미서식시장을 심층 분석 대상으로 포함하였다.
2.2. 현장조사
제비 둥지에 대한 현장조사는 제비의 번식기(Kim, 2017; Jeong, 2023)를 고려하여 2025년 5월부터 7월까지 진행하였다. 본 조사에 앞서 사전 예비조사로 대구 지역 내 제비 서식 가능성이 있는 전통시장 5곳을 대상으로 2025년 4월 2일과 21일에 제비 도래 여부 및 둥지 위치 확인, 주변 환경을 확인하고, 본 조사에 사용할 기록지 등 조사 도구의 적절성을 검증하였다. 두 차례 걸친 예비 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현장조사 계획을 확정하고, 제비의 번식기를 고려한 15일 동안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현장조사는 3개 조사팀을 구성하여 매일 2개 이상의 전통시장을 방문하여 시장의 주요 이동로에 따라 시장별 최소 2시간 동안 현장조사를 진행하였으며, 48개 전통시장에 대해 번식기 최소 2회 이상 방문하여 제비 둥지의 개소수, 위치, 관찰 시각과 날씨, 실제 이용 여부(번식 둥지, 비번식 둥지), 배설물 흔적, 과거 도래여부에 대한 청문조사 등을 실시하였다.
2.3. 설문조사
설문조사는 2025년 10월과 11월에 걸쳐 연구자가 설문과 인터뷰를 수행하고, 동행 인원은 응답 내용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시장 동선에 따라 영업 중인 점포를 순차적으로 방문하여 상인 대상의 조사를 진행하였고, 시장의 주요 출입구와 주 동선에서 방문객에게 접근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에서 모든 참여자에게 익명성 보장과 개인정보 비수집 원칙을 충분히 설명한 후 동의한 응답자에 한해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시장 상인과 방문객에 대한 심층 분석을 위해 8개 시장에서 각각 상인 10명, 방문객 10명을 선정하여 시장당 총 20명의 응답 표본을 확보하였다. 상인은 점포 위치가 특정 구역이나 업종에 편중되지 않도록 분산하였으며, 방문객은 시장을 이용 중인 시민을 대상으로 편의 표집하였다. 설문문항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비가 서식하지 않는 소멸・미서식시장에서는 목격 경험 문항(E1-E3)을 제외한 인식・행동・활성화 문항에 대해 “만약 이 시장에 제비가 서식한다고 가정할 때”라는 선행 조건을 제시하였다.
설문은 5점 Likert 척도(1점=전혀 그렇지 않다, 5점=매우 그렇다)로 구성된 총 15개 문항으로 이루어졌으며, 제비 및 야생동물 목격 경험 (3문항), 제비에 대한 정서・기능적 인식 (4문항), 제비 보호 및 공존에 대한 행동 의지 (4문항), 제비와 시장 활성화・정체성 기대(4문항)의 네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목격 경험 영역은 (E1) “시장에서 제비를 본 적이 있다.”, (E2) “시장에서 제비 둥지를 본 적이 있다.”, (E3) “시장에서 제비 외 다른 야생동물을 본 적이 있다.” 3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인식 영역은 (P1) “제비는 생활환경에서 친숙한 새라고 생각한다.”, (P2) “제비는 해충성 곤충을 포식하므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P3) “시장에서 제비가 번식하는 것은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생각한다.”, (P4) “제비 둥지로 인한 불편(예: 배설물)은 관리로 완화될 수 있다.” 4개 문항을 이용하였다. 행동 의지 영역에서는 (B1) “제비 둥지를 임의로 제거해서는 안 된다.”, (B2) “배설물 저감판 설치 등 둥지 보호 조치에 협조할 의사가 있다.”, (B3) “일부 불편이 있더라도 제비와의 공존을 위해 감수할 수 있다.”, (B4) “제비가 번식할 수 있도록 시장 환경 개선 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를 포함하였다. 마지막으로 활성화 기대 영역은 (A1) “제비의 존재는 시장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A2) “제비 관련 홍보・교육・체험 프로그램은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 (A3) “시장에 제비가 서식한다면 방문 의향이 증가할 것이다.”, (A4) “제비 서식을 계기로 위생・경관 등 시장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로 구성하였다.
2.4. 시장 환경 변수 구축 및 자료 분석
전통시장의 제비 둥지에 시장 특성과 주변 환경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48개 시장에 대해 8개 환경 변수를 구축하였다. 제비 둥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 환경 변수는 기존 연구(Kim, 2017; Jeong, 2023)와 자료 가용성을 고려하여 시장 변수 2개, 거리 변수 2개, 지형 변수 2개, 경관 변수 2개로 구성하였다. 전통시장의 제비 둥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 특성으로는 시장의 점포수와 운영 기간(개설 연도)를 선정하였다. 제비의 둥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거리 변수로 시장 중심점에서 주변 수계(물 환경) 및 농경지(논・밭 포함)까지의 최단 거리를 GIS 기반 유클리드 거리로 산출하였으며, 시장 주변의 지형 특성과 토지이용, 경관다양성을 물리적 환경 변수로 포함하였다. 지형은 전통시장 주변 500 m 완충공간의 평균 해발고도와 경사도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제비의 먹이원과 관련된 자연 서식처(산림, 초지, 습지, 수역, 공원녹지) 구성비, 토지피복(중분류)의 풍부도와 균등도를 고려한 경관다양성 지수를 도출하였으며, 모든 거리는 m 단위로 표기하였다.
본 연구에 있어 상인과 방문객의 제비 인식과 관련된 심층 분석 대상 8개 시장은 모두 복합형 시장 구조를 가지므로, 시장 유형, 아케이드 및 지붕 구조 변수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서식시장에 대해서는 제비 둥지의 위치, 둥지 수, 둥지의 지속성에 대한 자료를 상인 진술과 현장 기록을 바탕으로 추가 수집하였다. 설문 응답은 제비와 야생동물의 목격 경험을 제외한 설문 4개 영역 가운데 제비에 대한 인식(perception), 제비 보호 및 공존에 대한 행동 의지(behavior), 제비와 시장 활성화・정체성 인식(activation)의 3개 영역을 지표화하여 분석하였다. 각 지표는 해당 문항들의 산술평균을 이용하였으며, 상인・방문객 집단별, 그리고 서식・소멸・미서식시장 유형별로 평균과 분산을 비교하였다. 시장 유형에 따른 차이 검정을 위해 분산분석(ANOVA)을 적용하여 세 지표의 집단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검토하였다. 동시에 수계 거리와 농경지 거리 등 환경 변수는 서식시장과 비서식・소멸시장을 비교하여 제비 서식 여부에 대한 환경 요인의 설명력을 평가하였다. 또한 시장별 평균값을 기반으로 서식시장 4곳, 소멸시장 3곳, 미서식시장 1곳의 상인・방문객 인식 구조를 확인하였다. 통계분석은 R 프로그램(ver.4.4.3)을 이용하였으며, 공간분석은 QGIS 프로그램(ver.4.30)을 활용하였다.
3. 결 과
본 연구의 결과는 (1) 48개 전통시장 전수조사 자료를 이용한 제비 둥지 확인 여부 및 환경 변수 비교와 (2) 8개 심층 분석 시장을 대상으로 한 상인들과 시장 방문객들의 제비 서식과 관련된 인식 비교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3.1. 전통시장 48개의 제비 서식 여부에 따른 환경 변수 비교
48개 전통시장 중 제비 둥지 확인시장(n=10)과 둥지 미확인시장(n=38) 간 환경 변수 차이를 비교한 결과, 8개 변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Fig. 3). 점포수(number of stores)의 경우 서식시장이 평균 185.8개, 비서식시장은 99.0개로 서식시장의 평균 점포수가 높게 나타났으나, Welch의 t-검정 결과 유의하지 않았다(t=-1.2598, p=0.2369). 시장의 개설 연도(market age) 역시 두 집단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t=-0.9794, p=0.3498), 서식시장 평균 운영 기간(개설 연도)은 53.7년(1971년), 비서식시장은 48.9년(1976년)으로 확인되었다.
Distributions of eight market structure, distance, topography, and landscape-related variables between markets of Barn Swallows nest presence and absence.
한편, 하천과 농경지까지의 2개 거리 변수도 제비 둥지 선택과 관련한 대도시 전통시장 서식 또는 비서식 시장에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하천까지의 거리(distance to river)는 서식시장 평균 1,323.7 m, 비서식시장 평균 1,012.3 m로 두 집단 간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t=-1.412, p=0.1789), 농경지까지의 거리(distance to farmland) 또한 서식시장 830.9 m, 비서식시장 894.4 m로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t=0.40737, p=0.6891).
물리적 환경 변수 가운데 지형변수와 경관변수도 거리 변수와 마찬가지로 제비 둥지의 존재 여부와 관련된 전통시장 구분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비 둥지가 있는 전통시장의 평균 해발고도(elevation)가 51.6 m, 제비가 번식하지 않는 전통시장의 평균 해발고도는 48.5 m로 제비가 번식하는 전통시장의 고도가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t=-0.59452, p=0.5614), 경사도(degree of slope) 역시 두 집단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t=-0.74134, p=0.4698).
제비가 번식하는 전통시장 주변의 자연 서식처(percent of natural habitat) 구성비는 7.04%로 번식하지 않는 전통시장 주변의 자연 서식처 구성비 3.53%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t=-0.94332, p=0.367). 경관다양성 (landscape diversity) 지수에 있어서도 제비가 번식하는 전통시장 주변의 경관다양성 지수가 0.65288로 제비가 번식하지 않는 전통시장 주변의 경관다양성 지수 0.62108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t=-0.2075, p=0.8392).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장 규모나 개설 시기, 주변 수계 및 농경지와의 거리, 해발고도와 경사도, 자연 서식처 구성비, 경관다양성 지수와 같은 환경 변수에 의해서는 대도시 전통시장의 제비 서식 여부를 충분히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2. 심층 분석 대상 8개 시장의 시민 인식 차이
심층 분석 대상 8개 시장에서 제비 서식에 대한 상인과 방문객의 시민 인식을 살펴본 결과, 상인과 방문객 모두에서 인식, 행동, 활성화 지표에서 시장 유형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01). 즉, 시장 유형에 따라 상인과 방문객의 제비 서식에 대한 인식이 다르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제비에 대한 보호 의지, 시장 활성화 및 정체성 형성에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상인 집단에서 세 지표의 평균값은 모두 서식시장 > 소멸시장 > 미서식시장의 일관된 순서를 나타냈다(Fig. 4). Perception의 평균은 서식시장 4.64점, 소멸시장 3.68점, 미서식시장 2.50점이었으며, behavior에서는 각각 4.56점, 3.85점, 2.43점으로 나타났다. Activation 또한 서식시장이 4.12점으로 가장 높고, 소멸시장 3.65점, 미서식시장 2.38점 순으로 확인되었다. 쌍별 비교에서도 서식시장과 소멸시장, 서식시장과 미서식시장, 소멸시장과 미서식시장 모두에서 모든 지표가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으며(p<0.01), 특히 서식시장과 미서식시장 간의 평균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p<0.001).
Comparison of perception, behavior, and activation indices among three types of traditional market (Habitat, Declined, Non-Habitat).
방문객 집단 역시 전반적으로 서식시장이 가장 높은 인식을 보였지만, 세부 사항에 있어 상인과 일부 차이를 보였다(Fig. 4). Perception 평균은 서식시장 4.33점, 소멸시장 3.32점, 미서식시장 3.88점으로 나타났으며, behavior에서는 서식시장 4.33점, 소멸시장 3.63점, 미서식시장 3.13점으로 확인되었다. Activation에서는 미서식시장이 가장 높은 평균값(3.98점)을 보였으며, 이어 서식시장 3.87점, 소멸시장 2.95점 순으로 나타났다. 쌍별 비교 결과 perception과 behavior에서는 대부분의 조합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며(p<0.01), activation에서는 서식–소멸, 소멸–미서식 간 차이가 유의하였다(p<0.001). 반면, 서식시장과 미서식시장 간 activation 평균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606).
제비가 서식하는 시장에서는 시민들의 제비에 대한 호의도가 높고, 보호 행동 의지와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방문객 집단에서는 제비가 서식하지 않는 미서식시장에서 제비에 대한 호의도가 높게 평가되었다. 상인 집단과 달리 시장 방문객 집단에서는 제비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3. 심층 분석 8개 시장의 상인과 방문객 인식 비교
제비에 대한 상인과 방문객의 인식을 비교한 결과, 미서식시장(제비가 전혀 서식하지 않은 시장)에서 상인과 방문객의 인식에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들은 perception, behavior, activation 모든 지표에서 매우 낮은 값을 보였으며, 서식시장이나 소멸시장과 비교하여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p<0.01). 이와 같은 결과는 상인에게 있어 제비는 “서식 경험이 있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 존재”이며, 서식 경험이 없는 시장에서의 상인에게 제비의 인식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상인들은 제비가 시장에 새로 나타난다는 시나리오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며, 쾌적성이나 위생 관점에서 부담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방문객은 상인과 차이가 있다. 미서식시장의 방문객에게 제비가 새롭게 서식하는 것에 대해 개방적이며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객의 perception 평균은 미서식시장이 소멸시장보다 높았고(p<0.01), activation에서는 미서식시장이 전 유형 중 가장 높은 평균값(3.98점)을 나타냈으며, 이는 소멸시장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 특히 activation에서 서식시장과 미서식시장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는 점(p=0.606)은 방문객에게 제비 서식은 쾌적성 저해 요소가 아니라 시장 정체성을 강화하는 긍정적 상징 요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방문객이 시장을 평가할 때 제비의 존재를 공간의 경험적 매력, 스토리, 지역성의 확장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따라서 “제비가 다시 찾아오는 시장”, 혹은 “제비가 있는 시장”을 희망하거나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방문객에게 제비는 위생・소음 등 기능적 요소보다 전통시장이라는 장소의 정체성에 부가되는 생태・문화적 가치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4. 고 찰
본 연구는 대구광역시 전통시장 48개소를 대상으로 2025년 번식기 현장조사를 통해 제비 둥지의 현존 여부를 확인하고, 상인 탐문(회상)과 제한된 지역 기록 자료를 보조적으로 이용하였다. 이들 자료를 바탕으로 전통시장을 서식시장, 소멸시장, 미서식시장으로 분류하고, 시장별 제비 서식과 관련된 물리・환경적 특성과 시민 인식(상인・방문객)의 차이를 함께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수계・농경지까지의 거리 등 거시적 환경 변수는 전통시장의 제비 서식 여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반면 인식(perception), 공존 행동 의지(behavior), 시장 활성화 기대(activation)는 시장 유형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다만 과거 도래 이력은 상인들의 회상 정보 및 비구조적 기록 자료에 근거하므로 장기 변화에 대한 해석에는 제한이 있다.
4.1. 제비의 사회생태적 서식지로서 전통시장
본 연구에서 서식시장과 미서식시장 간에는 점포 수, 시장 개설 연도, 수계까지의 거리, 농경지까지의 거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는 도시 내 전통시장 간 거시적 입지 조건이 유사한 상황에서는, 제비 서식의 성립・지속 여부가 단순한 “자원(수계・농경지) 접근성”보다는 미시적 둥지 기반과 인간 활동 패턴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제비가 개방형 환경과 수환경 주변을 선호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Kim and Hahm, 2001; Kim, 2012)에도 불구하고, 실제 도시권에서의 번식지는 ‘가까운 물’이라는 단순 거리 지표보다, 번식지 주변의 곤충자원 구성・공급 안정성(Lee, 2009; Choi et al., 2022)과 미기후・환경오염・소음・조명 등 복합 요인의 영향(Zhao et al., 2022)을 함께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실제로 제비 개체수와 환경 변수와의 관계를 탐색한 연구(Fazi et al., 2024) 또한 단일 요인 보다는 다요인의 결합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인간 활동성은 제비의 둥지 선택과 연결된다. 인간 거주 또는 활동이 확인되는 건물에서 둥지 비율이 높고 번식 성공률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결과(Kim et al., 2023a)와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에서 번식이 더 관찰되었다는 연구(Jeong et al., 2022), 인간 활동과 둥지 선택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한 연구(Kim, 2022)는 전통시장이 제비에게 포식 압력이나 이상 기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도시형 번식지로 기능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제비 개체의 정착과 둥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기존 번식지에서 주변 지역으로 확장(Safran, 2004)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비가 서식하는 기존 전통시장은 주변 지역과 연계를 통해 도시의 생물다양성 증진 및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
다만, 본 연구에서 사용한 거리 기반 환경 변수는 대구광역시 전통시장 간 비교에는 유용하나, 제비의 번식 성공을 좌우할 수 있는 먹이 곤충의 풍부도, 미기후, 포식자 압력, 환경오염, 조명 노출 등을 직접 반영하기는 어렵다(Lee, 2009; Zhao et al., 2022). 또한 도시화가 둥지 수 뿐만 아니라 둥지 크기(Kim et al., 2023a)와 같은 번식 특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며, 후속 연구에서는 시장 구조의 미시적 변수와 번식 성과까지 포함한 다층적 분석이 필요하다.
4.2. 제비 서식의 핵심 조건: 공존 경험과 사회적 수용성 확보
상인과 방문객 집단 간의 인식 차이는 제비 서식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회적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서식시장에서 상인은 제비에 대한 인식과 공존 의지가 높았고, 서식 경험이 없거나 소멸을 겪은 시장일수록 수용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전통시장 내에서의 실제 공존 경험이 축적될수록 제비를 정서적・기능적으로 수용하는 기반이 강화되고, 결과적으로 서식이 지속될 여지가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방문객은 제비 서식 자체를 위생 저해 요소로만 인식하기보다는 자연경험・상징성을 제공하는 요소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도시 경관에서 야생동물-인간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 인식・태도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Basak et al.(2023) 연구 결과와 부합한다. 전통시장에서는 배설물, 둥지 훼손, 위생 민원 등이 상인의 부담으로 전가되기 쉬우므로 사회적 수용성이 낮은 시장에서는 둥지 제거와 같은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제비 보전 전략은 생태적 적합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며(Choi et al., 2022), 상인들이 체감하는 비용을 낮추는 실천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제비 둥지의 유지・재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둥지 하부 배설물 저감 장치를 설치하고 합의된 관리 규칙을 마련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또한 제비 둥지가 감소하는 지역에는 인공 둥지(Teglhoj, 2018)가 보전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번식생태 및 관리방안을 다룬 연구(Kim, 2017)에서도 제비 보전이 생태적 이해와 함께 관리와 갈등 조정 장치의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4.3. 전통시장의 정체성과 활성화 맥락에서의 제비 서식 가치
전통시장은 지역 주민의 생활과 교류가 축적되는 다기능적 공간으로 이해되어 왔다(Lee et al., 2010). 이러한 생활 기반 공간의 성격을 고려할 때, 제비 서식은 위생・쾌적성 이슈로만 환원되기보다 전통시장의 장소 정체성과 경험적 매력을 강화하는 생태・문화적 요소로 재해석될 여지가 크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방문객은 장소 경험의 매력과 연결된 차별적 요소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도시화가 생물군집 동질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Oh et al., 2016)에서 전통시장과 같은 일상 공간에서 관찰되는 도시 조류의 번식은 시민의 자연경험을 매개하는 가시적 지표가 될 수 있다.
또한 도시 조류의 번식지 선택은 인간 교란, 자원 분포, 포식 압력 등 다요인의 trade-off 결과로 나타날 수 있으며(Han et al., 2019), 도시화가 번식 특성에도 영향을 준다는 보고(Kim et al., 2023b)는 시장 환경 변화가 제비 번식과 공존의 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전통시장에서는 둥지와 사람의 동선이 충돌하지 않도록 공존형 관리를 설계하고, 방문객이 가지는 긍정적 상징성을 시장 홍보・환경교육과 결합하여 생태와 지역 경제의 접점을 확장하는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
4.4. 연구의 의의와 한계, 향후 연구 방향
본 연구는 대도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제비 서식 여부와 시민 인식 구조를 함께 분석함으로써, 도심 생활권 생태와 사회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초 근거를 제시한다. 다만, 본 조사는 약 1년 동안 수행된 자료에 기반하고 있어 제비 서식의 장기 변화 과정과 소멸 요인을 충분히 추적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있다. 예컨대 역사적 기록 재평가를 통해 인식의 편향 가능성을 지적한 연구(Duckworth and Moores, 2008)을 감안하여 후속 연구에서는 다년 반복 조사 및 기록 기반의 검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1) 장기 조사와 개체수・번식 성과 모니터링, (2) 시장 구조의 미시적 변수(처마・차양 형태, 반개방성, 개보수 이력)와 인간 활동량(시간대별 유동)의 정량화, (3) 먹이 곤충량 및 환경 노출(미기후・오염・조명)과의 연계 분석(Lee, 2009; Zhao et al., 2022; Fazi et al., 2024)을 통해 전통시장에서 제비 서식의 경로를 보다 정교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민 참여형 모니터링이 도시 야생동물 연구관리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Choi and Kwak, 2019; Mansor et al., 2021; Jeong, 2023) 전통시장에서도 상인회・지자체・시민이 참여하는 제비 둥지 시민과학 기반의 모니터링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결 론
본 연구는 대구광역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제비 서식 여부와 시민 인식과의 관계성 분석을 통하여 도심 생활권에서의 생물과 인간의 공존 요인을 살펴보았다. 제비의 주요 먹이원으로 이용되는 물환경 및 농경지와의 거리 등 제비의 서식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결과, 수계 및 농경지와의 거리는 제비 서식 또는 비서식 시장 간 차이가 없었으며, 이는 도시지역 내 제비의 물리적 서식 환경이 제비 서식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도시 환경에 적응한 제비는 입지 및 물리적 환경요인에 의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경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제비 서식시장과 미서식시장 사이에는 시장 주민들의 뚜렷한 인식 차이가 확인되었다. 서식시장에서는 제비에 대한 정서적・기능적 수용성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시장 내부에서의 제비와 상인과의 공존 경험이 제비 서식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미서식시장에서는 제비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낮았고, 이는 서식이 정착하지 못하는 사회적 배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제비의 서식 여부에 있어 시장의 상인 및 이용자 집단이 지닌 제비 둥지에 대한 태도에 의해 영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인과 시장 이용자 집단의 인식 비교에서는 제비 서식과 이해관계자의 인식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상인은 제비 서식을 관리・위생 부담과 연결해 평가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제비 소멸시장과 미서식시장에서 제비 서식에 대한 낮은 수용성을 보였다. 반면 방문객은 제비를 전통시장의 정체성과 경험적 매력을 강화하는 생태・문화적 요소로 인식하였으며, 미서식시장에서도 상인과 달리 방문객 집단은 제비 서식에 따른 시장 방문 의향이 증가하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제비 서식의 지속성을 위해 상인과 시장 이용객 등 이해관계자 간 인식 조정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전통시장에서 제비 서식의 결정 요인에 있어 사회적 수용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다만 본 연구에서 과거 도래 이력은 탐문 및 제한된 지역 기록에 근거하여 정리된 보고 자료로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설문 또한 편의표집으로 수행되어 성별・연령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층화하여 반영하지 못했으므로 모집단 대표성과 일반화 가능성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장기 생태 변화를 단정하기보다, 전통시장이라는 생활권 공간에서 제비 서식의 사회적 수용성과 관리・갈등 저감의 방향을 탐색적으로 제시하는데 의의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제비 둥지와 장기적인 개체수 변동을 축적할 수 있는 다년 조사와 시장 특성 변수를 고려한 분석이 필요하며, 이러한 축적된 연구는 도시에서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실천적 전략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제비 이동 및 번식 생태에 도움을 주신 밀양교육지원청 김철록 장학사, 제비 및 하천 생태조사 설계에 참여해 주신 초록이음 생태문화연구소 손미희 대표, 재정지원을 해주신 (재)공공상생연대기금, 그리고 전통시장 제비 번식둥지 모니터링에 함께 수행한 계명대학교 에코머니나 환경동아리 회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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