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 플라워가 반려견의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효과

1. 서 론

2022년말 기준 한국의 반려가구는 552만가구로 전체가구의 25.7%를 차지하고 있다(Hwang et al., 2023). 이는 사람들의 경제수준과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동물에 대한 시각도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면, 장난감처럼 개인 소유물 인식의 애완동물개념에서 정서적으로 의지하고 가까이 둔다는 의미의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더 일반화되었다는 점이다(Yang, 2023). 특히, 반려가구들 중에서 견을 기르는 ‘반려견 가구’가 71.4%로 가장 많고, 동물보호법 제2조 7항에서도 “반려동물”이란 반려(伴侶)의 목적으로 기르는 개, 고양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을 말한다’고 정의하여 견이 가장 대표적인 반려동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Hwang et al., 2023).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반려견 양육자의 92.4%는 반려견을 실내에서 키운다고 하였다(APQA, 2023). 결과적으로 반려견이 사람과 함께 실내생활을 하게 되는 이점도 있지만, 반려견 위생관리가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강조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반려견의 일상적 위생관리는 발톱다듬기, 눈/귀/치아점검, 항문낭 관리, 목욕 등이 포함된다(Edwards, 2021). 그러나 이러한 위생관리는 반려견의 복지를 위해 필수적이나 반려견에게는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반려견들은 급성 스트레스에 대한 정상반응으로 회피, 방어적 공격성, 숨기, 인간이나 다른 동물과의 접촉을 찾는 행동을 한다(Bodariu, 2008). 또한, 반려견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생리적인 반응이 나타나는데,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 SNS)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HPA)의 활성화를 동반한다(Kim, 2004). 더 나아가 에피네프린 분비로 투쟁-도피반응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때 반려견 위생관리 시 반려견은 보정상태에 있으므로 도피반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쟁반응으로 전환되기 쉽다(Kim, 2004; Wormald et al., 2016).

배치 플라워(bach flower)는 인간의 질병이 부정적인 정서상태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하면 건강이 회복 될 것이라는 전제로 만들어진 심리치유법이다(Ernst, 2010). 배치 플라워는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심리치유법으로 인정받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고되고 있다(Thaler et al., 2009). 이 치유법은 특정지역의 식물을 깨끗한 물에 넣고 햇볕을 쬐게 하여 식물의 치유적 특성을 물에 전달해 방부제인 브랜디와 혼합하여 마더팅처(mother tincture)를 만든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마더팅처를 글리세린이나 브랜디 등의 보존액을 채워 희석시켰기 때문에 약리학적인 분자 매커니즘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를 통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rmstrong and Ernst, 2001). 또한,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5가지(impatiens, star of Bethlehem, cherry plum, rock rose and clematis)의 서로 다른 레메디(remedy)를 조합하여 만든 레스큐 레메디(Rescue Remedy)가 배치 플라워 방법 중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Resende et al, 2014). 이 배치 플라워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동물의 생리적 현상에 대해서도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있다(Resende et al., 2014).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에 대한 선행연구가 존재하고 있지만(Thaler et al., 2009), 국내에서는 동물병원 등 보완의학의 일종으로 이용되고 있고 관련 연구는 전무한 상태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가장 대중적인 배치 플라워인 Rescue Remedy가 반려동물의 스트레스와 공포 경감에 효과적인지 확인함으로서 공격성 등의 행동문제를 완화하고 더불어 반려견의 복지를 높이는 데 두고 있다.

2. 재료 및 방법

2.1. 공시동물

반려견 사양실험은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사)한국반려동물자연주의협회에서 동물생명윤리가이드라인에 준하여 수행하였고, 반려견의 행동평가를 위해 질병과 행동문제가 없는 반려견으로 평가가 진행되었다. 반려견은 스피츠(Spitz, 평균 15살, 평균체중 8 kg) 수컷 2마리, 스피츠(Spitz, 평균12살, 체중 8 kg) 암컷 1마리, 셰틀랜드쉽독(Shetland sheepdog, 평균 11살, 평균체중 9 kg) 9마리가 평가에 참여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반려견의 견종과 성별, 나이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Table1.

Canine information used in this study

2.2. 실험도구

심박수 측정은 청진기와 태아 초음파 심박 측정기(BT-200L)를 사용하여 직접 측정을 실시하였다. 배치 플라워는 영국 배치재단의 권장사용 방법에 따라 30ml 물에 Rescue Remedy 4방울을 떨어뜨려 희석시켜 준비하였다. 대조군으로 확인하기 위해 아무것도 넣지 않은 물 30 ml를 별도로 같은 용기에 준비하여 사용하였다(Fig.1).

Fig. 1.

Tools used in this experiment. (A) Stethoscope, (B) Heart rate monitor, and (C) Bach flower.

3. 결과 및 고찰

3.1. 배치 플라워 적용에 따른 심박수의 변화

배치 플라워 적용에 따른 심박수의 변화는 Fig. 2에 요약하였다. 안정기 심박수는 92.92 ± 13.07 bpm으로 나타났다. 발톱을 깎을 때 심박수는 121.89 ± 14.90 bpm으로 관찰되었고, 물을 복용 후 발톱을 깎을 때 심박수는 121.33 ± 15.43였다. 배치 플라워 Rescue Remedy를 복용 후 발톱을 깎을 때 심박수는 101.04 ± 13.84로 나타났다. 통계적 유의성은 안정 시 심박수와 비교 시 발톱을 깎을 때의 심박수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 < 0.05). 그러나 발톱 깎을 때와 물 복용 후 발톱 깎을 때의 심박수 차이가 없었지만, 배치 플라워 적용 후 발톱을 깎을 때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이는 배치플라워 복용 시 발톱을 깎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심박수가 감소하는 것은 배치 플라워 Rescue Remedy가 불안감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Armstrong and Ernst, 2001). 또한, Resende et al.(2014) 연구에서도 배치 플라워의 적용은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를 조절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로 사용될 수 있다고 보고하여 본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Fig. 2.

Changes in heart rate following batch flower application. a-cBars with same letters are not significantly different at p < 0.05.

3.2. 노화에 따른 배치 플라워 효과

노화에 따른 배치 플라워 효과가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8세와 13세, 각 3마리의 견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카이제곱 검증을 이용하여 확인한 결과를 Table 2에 제시하였다. 결과적으로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p > 0.05). 10살 전·후의 노령견 안정 심박수인 110을 기준(Lee et al., 2019)으로 안정과 흥분상태를 구분하여 확인한 결과에서 심박수의 변화는 나이와 상관없이 상황에 따라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발톱을 깎을 때와 물 복용 후 발톱을 깎을 때는 모든 경우에서 안정기 심박수 이상을 나타내었고, 배치 플라워 적용시 8살 반려견은 모두 안정기 심박수를 나타낸 반면, 13살 반려견은 1마리만이 안정기 심박수를 보였다. 이는 노령견의 경우, 성견에 비해 안정기 심박수가 유의하게 높다는 결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Lee et al., 2019). 예를 들면, 견은 품종에 따라 다양한 평균 생존패턴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Bonnett et al., 2005), 공격성과 훈련에 대한 반응성은 6~8세 사이에 가장 높고 노령견은 성견들에 비해 덜 흥분적이고 활동적이라는 결과도 있기 때문이다(Chopik and Weaver, 2019). 따라서 생물학적 반응성인 심박수는 나이가 적은 견들에게서 더 명확하게 나타났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Table 2.

Effect of aging on heart rate variability

3.3. 배치 플라워 적용에 따른 행동변화

배치 플라워 적용 시 행동변화에 대한 결과는 Fig.3에 나타내었다. 결과는 발톱을 자를 때 급성 스트레스반응 행동이 나타나고, 배치 플라워 적용 후 발톱을 자를 때는 이러한 행동이 유의하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견의 대표적 스트레스 행동은 얼어붙기, 혀내밀기, 발들기, 몸떨림, 꼬리말림, 숨기가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견 스트레스 행동에 대한 선행연구를 통해 급성 스트레스 시 나타나는 대표적인 행동을 행동목록으로 정의하여 해당 행동여부를 관찰하였다(Beerda et al., 1997). 이 기준으로 적용할 때, 보정상태에서 ‘발들기’는 ‘발에 힘주기’로 변경하여 관찰되었고, ‘숨기’는 ‘얼굴을 감추는 행동’이 관찰되었다(Fig.4). 추가적으로 발톱을 자를 때 나타나는 다른 스트레스 행동들은 콧물, 침흘림, 동공확장, 눈감기, 전신에 힘, 몸을 비틈 등이 있다.

Fig.3.

Behavioral changes following application of batch flowers.

Fig 4.

Changes in canine behavior before and after application of batch flowers.

4. 결 론

본 연구는 배치 플라워 Rescue Remedy의 반려견 불안 감소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결론적으로 배치 플라워는 반려견 급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유의하게 심박수를 감소시키고, 스트레스 행동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배치 플라워는 예상되는 급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반려견의 불안을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반려견들의 복지 증진에기초자료로 제공될 수 있다. 또한, 반려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견의 스트레스와 이에 대한 예방, 해결방안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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