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둥이박쥐(Eptesicus serotinus)의 공간생태: 행동권 크기, 서식지 이용 및 주간 은신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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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the home range size, core habitat characteristics, day-roost use, and land-use patterns of the serotine bat (Eptesicus serotinus). The study location was a bridge and its surrounding landscape in Andong-si, Korea, where spatial data was collected from 24 individuals. The mean home range size was 31.70 km2 (females: 30.39 ± 10.35 km2; males: 35.19 ± 5.29 km2), and the mean core area size was 8.63±3.97 km2 (females: 8.30 ± 3.50 km2; males: 9.62 ± 4.83 km2). Habitat use patterns revealed that forested areas were used most frequently (51.1–87.8%), followed by agricultural land (6.3–23.4%). Day roosts were identified in forested habitats, urban structures, and orchards, whereas lactating females tended to select roosts located closer to their night roost sites. This study provides the first quantitative spatial ecological dataset for E. serotinus in Korea as well as essential baseline information for protected area designation, bridge infrastructure management, biodiversity assessment, and environmental impact evaluations.
Keywords:
Day roosts, Eptesicus serotinus, GPS tracking, Habitat use, Home range size1. 서 론
박쥐의 생태학적 역할은 곤충 포식자, 꽃가루 매개자, 종자 확산자 등 다양한 과정에서 잘 알려져 있으며(Castle et al., 2015), 특히 온대지역의 식충성 박쥐는 대량의 곤충을 섭식함으로써 농업해충의 개체수 조절 및 그에 따른 농업 생산성 유지와 각종 매개성 질병의 잠재적 전파 위험 감소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Mikula and Cmokova, 2012; Chung et al., 2018; Jeon et al., 2019).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서식지 감소, 산림 파편화, 은신처 교란 및 폐쇄, 농약과 중금속 등 환경오염, 풍력발전 및 각종 인공 구조물과의 충돌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전 세계 박쥐 개체군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체 종의 절반 이상이 잠재적 위협 상태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Kervyn and Lobois, 2008; Chung et al., 2010; Jeon, 2018).
문둥이박쥐(Eptesicus serotinus)는 유럽과 아시아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Chung, 2020). 본 종은 국내 박쥐 가운데 대형종에 속하며, 활엽수림 또는 혼효림이 발달한 산림과 기암절벽의 바위틈에 서식하는 한편, 교량, 주택, 창고 등 인공 구조물도 빈번히 이용하는 등 생태적으로 사람과의 공간적·환경적 접점이 높은 종이라고 할 수 있다(Chung, 2020).
지금까지의 문둥이박쥐에 관한 선행 연구는 주로 행동 특성(Degn, 1983), 번식군집 구조(Clas, 1981), 채식행동(Catto et al., 1996), 먹이원 구성(Kervyn and Lobois, 2008), 활동 패턴(Robinson and Stebbings, 1997; Kervyn and Lobois, 2008) 등 개별 생태 특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이러한 연구는 종 수준의 생태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지만, 대부분 유럽의 특정 경관 유형에 제한되어 있고, 최신 GPS 기반 연구기법이 도입되기 이전에 수행된 경우가 많아, 도시·농경지·산림이 복합적으로 분포하는 국내 환경에서의 공간 이용 특성을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 서식하는 문둥이박쥐는 광범위한 분포에도 불구하고 출현 기록과 일부 분포 정보 외에는 행동권 규모, 채식지 선택, 공간이용 특성, 은신처 선택 등에 대한 생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Chung et al., 2014; Chung et al., 2015; Chung, 2020).
따라서 국내 전역에 분포하며 산림과 인공 구조물을 혼합 이용하는 문둥이박쥐에 대한 정량적 행동권 분석 및 서식지 이용 연구는 점차 도심화·농경지 집약화·기반시설 확대로 인해 변화하는 경관 구조 속에서 종의 보전전략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Jeon et al., 2018; Chung, 2020).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에서 문둥이박쥐의 행동권 규모와 핵심 채식지 범위, 번식 단계에 따른 공간 이용 특성, 토지이용 및 산림 구조와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규명하고자 수행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대상지
본 연구는 2021년 6-8월에 걸쳐 경상북도 안동시 임하면에 위치한 교량 및 인접한 주변 경관을 대상으로 수행하였다. 연구 대상 교량은 박쥐의 은신처 및 야간 휴식처로 이용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 PSCI형(Prestressed concrete I-beam)이며(Chung et al., 2009), 문둥이박쥐의 출산군집 및 활동 개체가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지역이다. 교량 하부에는 폭 10–80 m의 수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주변으로 초지와 경작지, 산림이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다(Fig. 1).
2.2. 개체 포획
문둥이박쥐는 6월 말에서 7월 초에 1-2마리의 새끼를 출산하며, 5-9월 동안 교량을 야간 휴식처로 이용한다(Chung et al., 2009; Chung, 202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6-8월에 대하여 각각 임신기(Pregnancy), 수유기(Lactation), 수유 후기(Post-lactation)로 구분하여 포획·발신기 부착·위치 데이터 수집과정을 수행하였다. 포획은 일몰 후 30분부터 다음 날 일출 전까지 주 2-3회 수행하였으며, 길이 조절이 가능한 5 m pole과 hand-net을 이용하였다. 포획은 성체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포획 개체는 성별(Sex), 무게(Weight), 연령(Age), 두동장(Head and body length) 등을 기록한 후 연구에 이용하였다.
2.3. GPS tag 부착 및 데이터 수집
문둥이박쥐의 행동권, 핵심 서식지 및 주간 은신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GPS tag를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암컷 18개체, 수컷 6개체를 대상으로 초소형 Tag (Pinpoint-10, 1.0 g, Lotek Wireless, Newmarket, ON, Canada)를 이용하였으며, 발신기의 무게 비율은 2.3-4.0%로 설정하였다. Tag 부착은 일정시간 경과 후 자동 탈락이 가능하도록 Castle et al.(2015)의 고정법을 따랐으며, 약 48시간 후 포획지점과 동일한 교량 하부에서 재포획을 통해 회수한 후 전용 호스트를 이용해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였다.
2.4. 주간 은신처 확인
문둥이박쥐의 주간 은신처 위치파악을 위하여 7월 1일부터 총 7개체(Female VF01-VF04, Male VM05-VM07)를 대상으로 VHF transmitter (0.38 g, LTM single-stage transmitter)를 부착하였으며, 발신기 무게비율은 평균 1.06% (0.9-1.18%)로 설정하였다. 위치 확인은 R2000 ATS 수신기와 3소자 Yagi 안테나를 사용하였으며, 장거리 이동 개체 확인을 위해 차량용 Omni-directional whip antenna를 함께 이용하였다. 산림지형의 지형 간섭을 고려하여 삼각측량을 통해 탐색 범위를 좁혔으며, 5인 이상의 연구자가 고정 위치에서 신호 강도 변화와 방향을 확인하여 주간 은신처를 파악하였다.
2.5. 행동권 및 서식지 분석
행동권 분석은 ArcGIS 10.1 (ESRI Inc.)와 Home-range tool을 사용하였다. MCP (Minimum Convex Polygon) 100%를 전체 행동권으로 분석하였으며, KDE (Kernel Density Estimation) 50% 영역을 핵심 서식지로 설정하였다(Bontadina et al., 2002; Kusch et al., 2004). 토지피복 자료는 환경부 환경공간정보서비스의 대분류 토지이용도를 이용하였으며 총 7개 유형으로 구분하였다(Table 1). 산림구조 분석은 수종, 경급, 영급, 수관밀도로 구분하였으며, 수종은 52개 코드, 영급은 1-9급, 경급은 치수-소경목-중경목-대경목 4단계, 수관밀도는 소-중-밀 3단계로 분류하였다. 주간 은신처의 환경요인은 임상, 경급, 영급, 수관밀도, 토지이용 유형(L1-L2), 표고, 경사도, 사면향, 수역·도로·경작지 등 지형인자를 포함하였다. 지형 분석은 국가공간정보 플랫폼의 1:5,000 지형도를 이용하여 10 m 해상도의 DEM으로 구축하였으며, 은신처 중심 반경 250 m에 대하여 정량화하였다.
3. 결 과
3.1. 행동권 크기(Home range size)
문둥이박쥐 행동권은 31.70 ± 9.41 km2 였으며, 암컷 30.39 ± 10.35 km2, 수컷 35.19 ± 5.29 km2로 분석되었다(Table 2). 월별 행동권은 6월 29.74 ± 4.65 km2, 7월 23.39 ± 7.39 km2, 8월 41.97 ± 3.30 km2로 8월 행동권이 가장 크고 7월 행동권이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둥이박쥐는 6월 말에서 7월 초에 1-2마리의 새끼를 출산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6, 7, 8월에 대하여 각각 임신기(Pregnancy), 수유기(Lactation), 수유 후기(Post-lactation)로 구분하여 행동권을 분석하였다. 암컷의 경우 임신기 행동권은 28.35 ± 3.27 km2, 수유기 19.64±4.02 km2, 수유 후기 42.34 ± 3.80 km2로 번식 단계에 따라서 행동권의 크기는 유의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one-way ANOVA, F(2,15)=32.47, p<0.001), 수컷의 경우에도 6, 7월과 비교하여 8월의 행동권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Kruskal–Wallis test, p=0.040).
문둥이박쥐의 채식지로 이용되는 핵심지역 분석 결과, 평균 8.63 ± 3.97 km2로 확인되었으며, 성별로는 암컷 8.30 ± 3.50 km2, 수컷 9.62 ± 4.83 km2로 나타났다(Table 2). 월별 변화를 살펴보면, 암컷은 6월 7.21 ± 1.79 km2, 7월 3.90 ± 0.96 km2, 8월 11.25 ± 0.87 km2로 번식 단계에 따라서 핵심지 크기에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으나(One -way ANOVA, F(2,15)=49.66, p<0.01), 수컷의 경우 6월 9.39 ± 0.37 km2, 7월 10.01 ± 1.22 km2, 8월 17.11 ± 0.24 km2로 6, 7월은 유사한 반면 8월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F(2,3)=65.38, p=0.003).
3.2. 서식지 이용
문둥이박쥐의 서식지 분석 결과, 산림지역 비율이 최소 51.1%에서 최대 87.8%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경작지가 최대 23.4%를 차지하였다. 그 외 시가화지역은 1.2-5.5%, 수역 0.5-7.6%, 초지 2.1-8.2%, 나지 1.2-5.1%, 습지 0.8-3.3%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Table 3). 핵심 이용지역 역시 전체 행동권 환경구성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으며, 산림 비율이 33.5-66.8%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경작지가 14.8-36.8%를 차지하였다.
3.3. 주간 은신처 이용
총 7개체(F4, M3)의 주간 은신처 확인결과 모든 개체는 야간 휴식처를 기준으로 최대 3.9 km 이내 범위에서 주간 은신처 이용이 이루어졌으며, 주요 유형은 산림, 시가화 지역, 경작지(과수원)로 확인되었다. 암컷 4개체 가운데 3개체(VF01, VF02, VF03)는 주간 은신처로 교량을 이용하였으며, 암컷 1개체(VF04)와 수컷 2개체(VM05, VM07)는 주변의 산림지역을 그리고 수컷 1개체(VM06)는 과수원을 주간 은신처로 이용하였다(Table 4).

Comparative analysis of day-roost characteristics across land-cover types based on radio-tracked Eptesicus serotinus
교량을 이용한 VF01과 VF02는 야간 휴식장소와 동일한 교량을 이용하였다. 그러나 야간 휴식처로 이용시에는 교량 하부의 거더 공간을 이용한 반면 주간 은신처로 이용시에는 교량 경간의 좁은 틈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ig. 2). VF03은 야간 휴식처에서 약 400 m 거리의 교량을 이용하였으며 VF01, VF02와 동일하게 상부의 경간 틈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VF04, VM05, VM07은 각각 야간 휴식처로부터 약 500 m, 1,200 m, 2,900 m 거리의 활엽수림을 주간 은신처로 이용하였으며 세부 지점은 나무의 동공과 상부 수간 분지점의 틈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VM06은 야간 휴식처로부터 약 3.8 km 거리의 과수원 지역을 주간 은신처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고 찰
4.1. 행동권 크기
문둥이박쥐 행동권은 평균 31.70 ± 8.63 km2였으며, 암컷 30.39 ± 10.35 km2, 수컷 35.19 ± 5.29 km2로 나타났다. 온대지방에 서식하는 암컷 박쥐의 경우 봄철 각성 후 임신과 출산 과정을 연속적으로 거치게 되며, 이 과정에서 행동권 크기는 번식 시기별로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Catto et al., 1995; Chung, 2020). 영국에서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문둥이박쥐 암컷 개체는 임신기와 수유기 동안 적은 행동권을 보이며, 수유 후기로 갈수록 비행시간과 행동권 크기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atto et al., 1995). 이는 임신에 따른 무게증가 및 출산 후 잦은 수유 필요성에 의한 것으로 본 연구에서 확인된 계절별 행동권 크기 변화 또한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반면 수컷의 경우 암컷과 비교하여 두드러진 행동권 증가폭은 아니지만 번식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음에도 암컷과 같이 8월의 행동권 면적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Encarnacao et al.(2004)는 수컷 Myotis daubentoni 를 대상으로 정자 형성과 체중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였으며, 본 연구에서 확인된 수컷 개체의 경우에도 정자 형성을 포함하여 교미기의 시작이 도래함에 따라서 에너지 요구량 증가를 반영한 결과로 판단된다(Raccy and Tam, 1974; Chung, 2011; Jeon, 2018).
행동권 크기 및 채식지로 이용되는 핵심지역의 위치와 면적은 개체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암컷의 경우 임신에 따른 무게 증가 및 수유 과정에 의한 근거리 비행에 기인한 결과로 볼 수 있지만 추가적으로 해당 서식지의 환경 특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문둥이박쥐는 산림, 목초지, 도심경관 주변에서 야간 먹이활동을 하며 주요 먹이원은 딱정벌레목(Coleoptera), 벌목(Hymenoptera), 파리목(Diptera), 노린재목(Hemiptera), 날도래목(Trichoptera) 등으로 알려져 있다(Kervyn and Lobois, 2008). 본 연구가 이루어진 야간 휴식처는 수계, 경작지, 산림 내부 및 가장자리 환경 등의 경관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그러한 환경 특성상 문둥이박쥐의 먹이원으로 이용되는 산림 및 수서성 곤충들의 발생량은 풍부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채식지의 위치가 야간 휴식처 또는 암컷의 수유장소로부터 원거리에 위치할 경우 암컷의 비행시간은 증가하게 되고 그에 따라 행동권 크기는 증가하게 된다(Robinson and Stebbings, 1997). 따라서 본 연구에서 확인된 개체별 일정한 핵심지역 이용 패턴과 크기는 수계와 인접한 서식환경 그리고 주변으로 조성된 수변식물 및 인간의 간섭이 미치지 않는 산림지역의 조성에 따른 서식공간의 안정성과 먹이자원의 높은 풍부도를 보여주는 결과로 판단된다.
4.2. 서식지 유형 및 이용 특성
일반적으로 문둥이박쥐는 수관부 상공을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산림 내부에서 채식활동을 하거나 초지나 공원과 같이 넓은 개활 형태의 나지를 선호하는데(Tink et al., 2014), 특히 산림과 목초지 이용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obinson and Stebbings, 1997; Chung, 2020). 본 연구에서도 전체 행동권 및 핵심지 면적 모두 비율의 차이는 일부 있었으나 산림과 경작지 환경이 가장 높은 우점율을 보였으며, 핵심지의 경우 전체 행동권과 비교하여 수계 지역에 대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문둥이박쥐의 대표 채식지 경관유형인 산림, 목초지, 초지대, 수계 등에 대한 높은 서식지 이용 및 해당 지역에서 높은 풍부도를 보이는 딱정벌레목류(Coleoptera spp.), 파리목류(Diptera spp.), 나비목류(Lepidoptera spp.), 노린재목류(Hemiptera spp.), 벌목류(Hymenoptera spp.) (Kervyn and Lobois, 2008)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선행된 연구에 따르면 문둥이박쥐는 계절에 따라서 선호하는 서식지 유형에서 차이를 보이며, 이는 먹이원의 발생 시기와 풍부도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obinson and Stebbings, 1997). 그러나 본 연구지역의 경우 선행 연구가 이루어진 지역과 동일하게 계절에 따라 기후 및 먹이원 밀도가 달라짐에도 대표적인 서식지 경관은 연구기간 전체에 걸쳐서 일관되게 산림지역으로 나타났다. 박쥐의 서식지 이용과 채식지 선택은 이용 가능한 채식지의 위치와 개수에 따라서 변화하게 되며, 주변으로 접근 가능한 양질의 채식지가 존재할 경우 행동권의 크기는 감소할 뿐 아니라 서식지 이용율의 변화폭 또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는 본 연구가 이루어진 임하면의 산림면적이 68.42%에 이르는 지형적 특성 외에도 야간 휴식지로 이용되는 교량 주변의 다양한 서식지 유형과 풍부한 먹이원의 밀도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핵심지역 분석결과 전체 행동권과 비교하여 수계서식지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해당 경관의 기능적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문둥이박쥐의 주요 먹이원은 딱정벌레목(Coleoptera), 벌목(Hymenoptera), 파리목(Diptera), 노린재목(Hemiptera)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Chung et al., 2015), 이러한 많은 종류의 곤충들은 주로 수계가 조성되어 있는 지역과 주변 산림에서 높은 밀도를 보인다(Kervyn and Libois, 2008; Chung et al., 2015). 박쥐의 서식지 선택은 주변의 양호한 서식지에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느냐에 영향을 받게 되며(Zukal and Rehak, 2006), 채식 행동은 서식지의 단편적인 유형보다 먹이자원의 풍부도와 분포에 의해서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Kusch et al., 2004).
따라서 본 연구에서 확인된 수계지역에 대한 핵심지 이용은 해당 서식지 유형의 높은 먹이원 밀도에 따른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연구에 이용된 개체의 암컷 비율이 높고 번식기가 포함되었음을 감안할 때 에너지 효율성 및 수유 성공률 증대를 위한 핵심지 이용전략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4.3. 주간은신처 이용 특성
주간 은신처 확인 결과 인공구조물(교량), 산림(활엽림), 경작지(과수원)를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총 7개체 가운데 3개체는 야간 휴식처와 동일한 교량 또는 인근의 유사한 교량을 이용하였으며, 3개체는 주변 활엽림 지역을 주간 은신처로 이용하였다. 그리고 1개체는 과수원 지역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반적으로 박쥐의 휴식처(은신처) 선택은 랜덤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번식상태, 채식지와의 거리 등을 고려하여 특정 지점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Tink et al., 2014). 국내에 서식하는 문둥이박쥐의 경우 이러한 지점으로 교량 하부의 거더 공간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으며, 해당 지점은 천적이나 외부의 교란 발생시 즉각적인 비행이 가능하고 비와 바람 등 부정적인 기상 요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Chung et al., 2009). 그러나 본 연구에서 교량을 은신처로 이용하는 개체는 모두 교량의 상판 경간 틈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교량의 구조적 측면으로 볼 때 해당 지점은 즉각적인 비행이 어렵고 외부의 기상 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차량 통행에 따른 소음과 진동에 노출되어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거더 하부와 비교하여 천적으로부터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지점이며,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좁은 틈과 상부의 지속적인 차량통행으로 인하여 포식 가능성은 낮다. 특히 교량에서 확인된 3개체는 모두 수유기 암컷으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로 볼 수 있으며(Chung et al., 2011), 낮 동안 태양 복사열을 흡수하여 일몰 후 박쥐의 활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이러한 콘크리트 교량은 암컷의 에너지 효율화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Chung et al., 2009).
산림지역을 주간 은신처로 이용한 개체는 수컷 2개체와 암컷 1개체였으며, 암컷은 나무 동공, 수컷 2개체는 교목 상부의 수간 분지점 아래로 확인되었다. Tink et al.(2014)에 따르면 문둥이박쥐의 산림내 휴식처 선택은 침엽림 비율이 적은 활엽림 또는 혼효림 지역으로 보고되었으며, 본 조사결과 또한 산림지역에서 확인된 3개체의 식생구조는 활엽림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식생구조는 침엽림과 비교하여 곤충의 발생빈도 및 풍부도가 높은 특징이 있으며, 일몰 후 채식지까지의 비행거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Catto et al., 1996). 따라서 교량을 이용한 개체와 달리 산림지역에 대한 주간 은신처 선택은 야간 먹이원 확보 용이성 및 그에 따른 에너지 효율성 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박쥐는 주간 휴식지에서 약 15시간 이상을 보내기 때문에 주간 은신처 선택은 활동기 생활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O'Keefe et al., 2009). 또한 문둥이박쥐와 같이 인공구조물을 이용하는 박쥐의 휴식장소 또는 은신처는 주로 인간의 간섭이 미치는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인간에 의한 방해요인에 대해서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박쥐에게 있어서 이러한 장소의 감소는 서식지 제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usso et al., 2002). 따라서 문둥이박쥐를 포함한 주요 박쥐 종들의 보전과 개체군 관리를 위해서는 다양한 생태연구와 함께 주간 은신처 유형에 대한 자료수집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해당 연구 결과를 활용한 주·야간 서식지 관리 및 보호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문둥이박쥐를 대상으로 행동권 크기, 핵심 서식지 범위, 주간 은신처 선택, 토지이용 및 산림구조와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규명하였다. 분석 결과 문둥이박쥐의 행동권은 평균 31.70 km2로 나타났으며, 번식 단계에 따라 행동권 크기와 이동 패턴이 유의하게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핵심 서식지와 주간 은신처는 산림, 수계, 경작지, 인공구조물 등 다양한 유형에서 확인되었으며, 특히 임신·수유기의 암컷은 먹이 접근성과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서식지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본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둥이박쥐에 대한 공간생태 정보를 확보하였으며, 산림, 농경지, 인공구조물이 혼재된 환경에서 해당 종의 이동과 서식지 환경 특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였다. 또한 번식 단계별 행동권 변화가 확인됨으로써 생태적 요구조건이 시기별로 다르다는 점과 이는 기존의 단일서식지 기반 보전방식이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문둥이박쥐는 단순 산림성 종이 아니라 인간 생활권내 구조물까지 이용하는 가변적 서식전략을 가진 종임을 재확인 하였으며, 이는 본 종의 서식지 범위내 환경변화시 인공구조물에 대한 적응과 이용 가능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본 연구 결과는 향후 문둥이박쥐 보전지역 설정, 교량 및 산림 서식지 관리지침 마련, 기타 환경영향평가 등에 있어서 정책적, 관리적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문둥이박쥐를 포함한 국내 다양한 박쥐 종의 보전전략 수립에도 이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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